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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2024.05
지친 당신을 위로하는 현대음악 ‘네오 클래식’이 뜬다 0 Comments

지구의 언어학자와 외계 생명체의 소통을 그린 SF 영화 ‘컨택트’(2017년) 도입부와 결말 부분에는 슬프고 신비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 음악은 영국 출신으로 네오 클래식(Neo Classic) 대표 작곡가 중 한 명인 막스 리히터의 ‘온 더 네이처 오브 데이라이트’(On the Nature of Daylight). 영화를 위해 작곡된 것처럼 분위기에 너무나 잘 어울리지만 원래 2004년 발표한 리히터의 두 번째 음반 ‘블루 노트북’에 실린 곡이다. 이 곡은 ‘컨택트’ 외에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 등 10편 안팎의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에도 사용됐다.

네오 클래식은 전위적인 현대음악에 대한 반발로 전통적인 클래식의 흐름을 잇되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음악을 가리킨다. 21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음반회사에서도 새로운 장르로 분류하고 있다. 음악적 특징으로는 미니멀한 사운드 속에 휴식과 치유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듣기 편한 덕분에 영화나 드라마, 광고 등에 자주 사용되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리히터는 2012년 비발디의 ‘사계’를 재구성 및 재작곡한 ‘비발디 사계 리콤포즈드’를 내놓았다. 이 음반은 클래식과 전자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사계’를 보다 친근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또 2015년 현대인들을 위한 자장가 콘셉트로 내놓은 ‘슬립’은 신경과학자의 도움을 얻어 듣는 사람이 수면을 취하도록 만든 음반이다. 잠을 준비하면서부터 깨어나기까지 8시간 동안 피아노, 관현악, 전자음악이 조화를 이룬 선율이 흘러나온다.

현재 네오 클래식을 대표하는 작곡가들로는 리히터 외에 이탈리아 출신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아이슬란드의 올라퍼 아르날즈가 손꼽힌다. 자연을 테마로 명상적인 에이나우디의 음악은 80편이 넘는 영화, 드라마, 광고에서 사용된 것으로 유명하다. 누적 조회 수가 130억 회가 넘는 등 현재 클래식계에서 스트리밍이 가장 많다. 헤비메탈 드러머 출신인 아르날즈는 단아한 선율의 클래식과 몽환적인 포스트 록의 요소를 접목한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2015년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와 협업해서 내놓은 ‘쇼팽 프로젝트’는 파격적이지만 클래식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0068253&code=61171411&sid1=c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