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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 "저같이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 0 Comments

새 앨범 '쇼팽: 에튀드'를 발매한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알프레드 코르트가 쓴 '쇼팽을 찾아서'를 자주 읽었다. 음표 뒤에 숨은 그 무엇을 찾아야 좋은 연주를 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임윤찬의 눈부신 연주는 "저같이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진실하게 사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겸손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 같다.

그는 19일 화상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앨범 발매와 관련된 소감을 밝혔다. 임윤찬은 현재 재학 중인 뉴잉글랜드음악원(NEC)이 있는 미국 보스턴에서 간담회를 했다.

임윤찬은 "쇼팽 에튀드는 너무 어렸을 때부터 연습했던 작품"이라며 "꼭 이 나이에, 이 산을 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임윤찬이 클래식 명문 레이블인 데카(Decca)와 리코딩 전속 계약을 맺고 내는 데뷔 앨범이다. 그가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첫 앨범이다.

앨범에는 쇼팽의 에튀드 작품번호 10번과 25번이 담겼다. 1833년 출판된 에튀드 10번은 12곡이 담겨있으며, 에튀드(연습곡)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도의 연주 기술을 자랑한다. 1837년 출판된 에튀드 25번 역시 12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높은 난도와 함께 풍부한 표현력을 요구한다.

독서… 음표 뒤에 숨은 그림 찾기

임윤찬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알프레드 코르토가 쓴 '쇼팽을 찾아서'를 자주 읽었다고 했다. 독서광으로 알려진 그는 과거에도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연주하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외우다시피 읽었다고 했었다.

임윤찬은 녹음 과정에 대해 "제가 연습한 걸 홀에서 하고 싶은 대로, 막 마음대로 쳤다"며 "그러다 가끔 쇼팽이 남겨놓은 텍스트에서 벗어났다 싶으면 디렉터 분이 잘 잡아주셔서 밸런스를 잘 맞춰 녹음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스튜디오 (녹음의) 장점은 제가 하고 싶은 여러 가지를 한 다음에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걸 (음반으로) 낸다는 것"이라며 "긴장도 하나도 안 하고,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한 것 같아 기분 좋게 끝냈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임윤찬은 곡을 연주할 때마다 철저하게 고민한다고도 했다.

"(피아니스트) 호로비츠가 '음표 뒤에는 항상 숨겨진 내용들이 있는데, 이걸 해석하는 사람들은 그 음표 너머에 있는 내용물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한 굉장히 유명한 이야기가 있어요. 저는 그걸 했을 뿐이고, 그걸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장 까다로웠던 곡은 25번 중 7번 '첼로'

에튀드 곡들은 각각 개성이 강해 독립된 예술 작품의 성격을 띤다.

임윤찬은 "24개의 곡 캐릭터를 다 다르게 나누고, 한 곡의 심장이 어딨는지 파악한 뒤에 어떻게 연습해 나아갈지가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간담회에 앞서 낸 앨범 발매 자료를 통해 가장 연주하기 까다로웠던 곡으로 25번 중 7번 '첼로'를 꼽았다. 곡의 첫 두 마디를 연주하는 데만 7시간 넘게 연습했다고 한다.

그는 "'첼로'는 가장 까다로우면서도 연주의 즐거움을 준다"며 "곡의 서사가 첫 음부터 마지막 음까지 이어지는데 첫 두 마디에 내 감정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출처 이해준 기자. 증앙일보, 2024.04.19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3723